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 정의, 논쟁, 두 번의 겨울
1. 네 번째 물결
산업혁명을 세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증기입니다. 두 번째는 전기입니다. 세 번째는 컴퓨터입니다. 세 개 모두 지나간 뒤에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네 번째는 다릅니다. 우리가 그 안에 들어와 있어서 아직 이름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후보 단어들이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입니다.
이 단어들을 크기로 그려 보면 한가운데가 인공지능입니다. 딥러닝, 자연어처리, 자율주행, 인지 컴퓨팅. 나머지 단어들이 전부 인공지능 쪽으로 선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네 번째 물결을 이해하려면 인공지능부터 봐야 합니다. 이 글은 인공지능이 무엇이고,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논쟁거리인지를 봅니다.
2. 인공지능의 정의와 기준
정의는 여러 가지입니다. 거칠게 말하면 기계가 보이는 지능입니다. 인간의 지능을 기계로 흉내 내는 일이고, 기계에서 인지 현상을 다루는 일입니다. 조금 더 좁히면 학습과 문제 해결입니다. 높은 수준의 사고와 추론을 다룬다는 뜻입니다.
넓게 보면 모든 생물에게 지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인간 지능만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유가 세 가지입니다.
- 인공지능을 만드는 쪽이 사람입니다.
- 잘 만들었는지를 평가하는 잣대도 사람의 지능입니다.
- 목표로 삼는 지점 자체가 사람의 지능입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도구의 자리에 놓입니다. 칼은 사람보다 잘 자르고, 자동차는 사람보다 빠릅니다. 우리는 자동차와 달리기 시합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탑니다.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번역처럼 우리보다 잘하는 일을 맡기고 우리는 다른 일을 합니다.
3. 기계는 정말 이해하는가
중국어 방
도구라고 부르려면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기계가 정말로 이해하느냐입니다. 방 하나가 있고 안에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방 안에는 두꺼운 대응표가 있습니다. 밖에서 중국어 쪽지를 밀어 넣으면, 안의 사람은 표를 뒤져 대응하는 글자를 베껴 내보냅니다. 밖에서 보면 방이 중국어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방 안 어디에도 중국어를 이해하는 존재는 없습니다. 이 사고실험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해하는 기계는 만들 수 없고, 겉으로 완벽하게 흉내 내는 기계만 만들 수 있다. 흉내 내는 쪽을 약한 인공지능, 정말로 이해하는 쪽을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부릅니다.
반대편 — 마음도 기계다
반대편 주장은 마음 자체가 기계라는 것입니다. 뇌는 세포로 되어 있고, 세포는 화학과 생물학으로 굴러갑니다. 원리상 만들 수 있다면 진짜와 흉내를 가를 이유가 없습니다. 옆자리 사람이 속으로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면서 겉으로는 똑같이 웃고 말한다고 해 봅시다. 그 사람이 정말 느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인공지능 연구는 대체로 이쪽에 서 있습니다.
4. 강한·약한 vs 응용·범용
뉴스는 "강한 인공지능"을 "범용 인공지능"이라는 뜻으로 자주 씁니다. 그런데 둘은 다른 축입니다.
| 축 | 묻는 것 | 양 끝 |
|---|---|---|
| 강한 / 약한 | 기계가 이해하는가 | 정말 이해함 ↔ 겉으로 흉내 냄 |
| 범용 / 응용 | 몇 가지 일을 하는가 | 여러 일을 한꺼번에 ↔ 문제 하나에 특화 (음성 인식기, 번역기, 자율주행) |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연구자 한 사람은 범용 인공지능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도 모든 일을 다 잘하지는 않으니까요.
5. 계산주의와 연결주의
마음도 기계라면, 어떤 컴퓨터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역사적으로 답이 두 갈래였습니다.
- 계산주의 — 생각은 기호 위의 계산이다. 튜링 기계와 논리 알고리즘이 이쪽입니다. 기호를 다루니 무엇이 왜 그렇게 됐는지 따라갈 수 있습니다.
- 연결주의 — 정보는 뉴런과 그 연결 위에 얹혀 있다. 신경망이 이쪽입니다. 계산은 되지만 그 값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지금 쓰는 딥러닝 모델이 전부 이 갈래에서 나왔습니다.
두 갈래는 경쟁 관계였지만 서로 배타적이지는 않습니다. 우리 뇌는 신경망인데도 기호를 아주 잘 다룹니다. 그래서 신경망 안에 기호적인 처리를 넣으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6. 지능을 재는 두 가지 시험
공학에서는 평가 기준이 없으면 무엇이 더 나은지 말할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제안된 것이 튜링 테스트입니다. 심사하는 사람이 자판으로 컴퓨터와 사람 양쪽과 대화하고, 어느 쪽이 기계인지 구별하지 못하면 통과입니다. 기계 번역을 전문 번역가의 번역과 나란히 놓고 평가하는 방식도 같은 틀입니다.
한계는 언어만 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커피 테스트가 제안됐습니다. 로봇에게 커피 한 잔을 부탁하고, 가져오면 통과입니다. 말을 알아듣고, 부엌을 찾고, 길을 짜고, 기계를 다루고, 쏟지 않고 가져와야 합니다.
7. 지능을 세 층으로 나누기
가장 아래가 구현 층(세포와 뉴런, 실리콘과 칩), 가운데가 알고리즘 층(어떤 절차로 푸느냐), 맨 위가 계산 층(무엇을 푸느냐)입니다. 구현이 달라도 위층이 같으면 같은 지능으로 봅니다. 퀵 정렬이든 병합 정렬이든 정렬된 목록이 나오면 같은 일을 한 것과 같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층이 독립이 아닙니다. 메모리가 넉넉하면 메모리를 많이 쓰는 알고리즘이 낫고, 부족하면 계산을 더 하는 쪽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러니 이 틀은 정확한 법칙이 아니라 쓸 만한 근사입니다.
8. 초지능으로 가는 다섯 갈래
- 씨앗이 되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개량한다 — 결과물은 사람의 마음과 별로 닮지 않습니다.
- 뇌를 통째로 모사한다 — 뉴런 연결 지도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이상의 정보는 아직 없습니다.
- 생물학적 인지 능력을 직접 끌어올린다 — 정치적·윤리적 문제가 큽니다.
- 뇌와 컴퓨터를 잇는다 — 사람 쪽을 기계로 보강합니다.
- 네트워크와 조직 — 한 대는 아니어도 많이 엮으면 전체로서 초지능이 될 수 있습니다.
9. 짧은 역사 — 두 번의 겨울
1956년 여름의 한 학회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이 처음 쓰였습니다. 지금 인공지능의 역사는 사실상 신경망의 역사입니다.
| 시기 | 일 |
|---|---|
| 1950년대 | 첫 학습 규칙(함께 활성화되는 연결이 강해진다), 퍼셉트론이 문자를 알아봄 |
| 첫 겨울 | 퍼셉트론 한 층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수학적 증명 → 자금과 사람이 끊김 |
| 1986년 | 역전파가 책으로 정리돼 퍼짐 (실제 제안은 1970년대) |
| 두 번째 겨울 | 1995년 서포트 벡터 머신 등장. 제목에 신경망이 들어가면 논문이 반려될 정도 |
| 2006년 | 사실상 첫 딥러닝 논문. 이 지점부터 다시 올라가 내려오지 않음 |
| 2011~2013년 | 퀴즈쇼 우승, 음성 비서, "고양이를 알아보는 데 컴퓨터가 몇 대 필요한가", 딥러닝이 그해의 혁신 기술 1위 |
| 2016년 | 알파고 대국 이후 국내 시장·연구·관심이 한꺼번에 옮겨 감 |
10. 실제로 걱정할 것 다섯 가지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망시킬 위험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너무 멀리 간 걱정입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 감염 — 인공지능 시스템도 악성코드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 악용 — 도구는 만든 사람이 쓰임새를 다 정하지 못합니다.
- 편향 — 학습한 데이터 쪽으로 반드시 기울고, 그 판단이 사회로 되돌아옵니다.
- 역할 대체 — 지치지 않는 기계가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면 관계의 모양이 바뀝니다.
- 이해하지 못하는 결정 — 알파고 첫 판에서 해설자는 "실수"라고 했고, 뒤쪽 판에서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계획이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기계의 답을 검증하지 못하면 받아들일지 고를 근거가 없어집니다.
정리
인공지능은 인간 지능을 기준으로 삼는 도구입니다. 이해하느냐를 묻는 축과 몇 가지 일을 하느냐를 묻는 축이 있고, 기호로 가는 길과 연결로 가는 길이 있었습니다. 역사는 두 번의 겨울을 지나 지금에 왔습니다. 다음 글은 그 도구를 실제로 만드는 방법, 머신러닝입니다.